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
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
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
작자 李稷(1362-1431)은 문렬공 李兆年의 증손이시며, 대제학 仁敏의 장자요, 바로 총제공 이름자 穗의 형님이시다. 호는 亨齋요 시호는 文景으로, 고려 우왕 3년(1377) 문과에 급제해 예문제학을 거쳐 조선의 개국공신으로 이조판서에 오르고, 판사평부사 때 동활자 계미자를 만들었다. 태종 때 성산부원군에 봉해졌고, 우의정과 영의정을 지냈으며, 관직에서 물러나서는 시문을 즐겨 위의 ‘오로시’와 후손교육을 위한 ‘戒子孫詩’ 등을 수록한 <亨齋詩集>을 남겼다.
